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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s playground/여유로운 여행

제주도로 다녀온 신혼여행 12월의 제주 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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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다녀온 신혼여행
12월의 제주 ep.1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12월 내내 결혼 준비하고, 19일에 식을 마친 후 21일에 제주도로 떠나 29일에 돌아왔습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29일밤부터 비가 엄청 내리더니 30일에 제주도 폭설로 눈이 2~30cm정도 왔다고하죠.

저희가 있는 8박9일동안 돌아오는 날 빼고는 흐리고 비가 왔던 날은 하루뿐이었으니 정말 운도 좋게 잘 다녀왔죠!

 

12월의 제주도 여행은 어땠는지, 신혼여행으로 제주도밖에 갈 수 없는 지금의 상황으로서 제주도는 어땠는지 하나하나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우선은 예식 마치고 당일에 신혼여행을 떠난다는건 미친짓임에 분명합니다.

저희는 13시 20분 예식이 촬영까지 끝나고 보니 14시 20분정도였는데요, 폐백에 가족들 인사드리고 한복을 비롯해 반납해야 할 물품들까지 반납하면 이미 하루가 지나버리더군요.

 

부랴부랴 짐 챙겨서 여행을 떠난다는건 거의 기적같은 일인가 봐요.

저희는 여유있게 21일 오후 3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집 정리도 깨끗히 해두고, 여행 짐도 빠짐없이 차곡차곡 챙겨서요.

근데.. 신분증을 놓고 출발했지 뭐예요.

 

 

신분증 대신 공항에서 등본을 뽑아 신분증명을 하고 비행기 티켓을 받고,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등본을 뽑고 렌트카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9일을 차를 빌려야 했고, 크리스마스가 중간에 끼어있어서 9일 내내 렌트할 수 있는 차종이 많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저렴하고 다방면으로 무난했던 15년식 쏘울을 렌트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이렇게 똥차일 수가 없었어요.

어디 렌트카인지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엔진 마운트가 다 작살났는지 디젤보다 2~3배는 달달달거리면서 브레이크는 밀리고 방지턱이나 길이 험한 곳은 어김없이 하체에서 "빠드득, 뻐걱, 크그그그그극" 하는 소리들이 올라오는데 첫날부터 새신부한테 잔소리를 무지하게 들었습니다.

 

 

신분증도 없어, 차를 빌려도 이딴 똥차를 빌렸으니 혼날만했죠.

심지어 주소도 잘못찍어서 숙소도 1시간 늦게 도착했습니다.

 

 

애월에 있는 펜션 '비양'에 도착해서 저녁으로 '칠돈가'에서 흑돼지를 첫끼로 정했는데 그마저도 실패였습니다.

펜션에서 추천해주었던 식당인데, 9일동안 제주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첫날은 모든게 실패였습니다.

 

 

둘째 날입니다.

펜션 '비양'에서 창문만 열면 비양도가 바로 앞에 보입니다.

12월 22일 제주도의 날씨는 바람도 안 불고, 온도는 최고기온 14도까지 오르는 완연한 봄날이었습니다.

기모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고 돌아다녀도 전혀 춥지 않은 그런 날이었어요.

 

 

'비양' 펜션에 201호부터 203호까지 있는데 저흰 201호에서 3박을 보냈습니다.

펜션 내부 사진은 없지만 침대가 없습니다. 토퍼 2개를 붙여놨던데 이건 정말 불편하고 허리 아프고 자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만,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은 좋았습니다.

 

날씨도, 풍경도, 분위기도 좋았네요!

풀빌라 같은 신혼여행 느낌 물씬 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게 제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큼하게 바로 앞바다를 돌아다녀봤어요.

물이 너무 맑아서 안이 다 들여다보이죠? 당장이라도 발을 담가보고 싶은 그런 바다였습니다.

 

 

갈매기 연대도 무찔러보았습니다.

비둘기들처럼 앉아서 사람오는거 눈치만 보더니 조금 가까이 가서 팔을 휘휘 저어보니까 다날아가더군요!

저희는 8박9일 제주도를 가면서 계획했던 것은 숙소뿐이었습니다.

 

 

3박은 애월, 3박은 서귀포, 2박은 성산

나머지는 아무 계획 없이 갔던 여행인지라 시간되는대로 바람부는대로 가고싶은대로 다녔습니다.

 

 

둘째날 아점으로 선정한 메뉴는 해물라면이었습니다.

협재해녀의집이라고 저희 펜션에서 멀지 않아서 가게 되었습니다.

일단 면 종류 요리는 저희 부부 모두 좋아하기때문에 라면이나 다른 면종류 요리는 거의 대부분 맛있게 먹는 편입니다.

 

거기에 해물까지 좋아하니 완벽한 조합이었죠.

아침부터 모듬해산물 소짜에 해물라면 두개를 주문했습니다.

 

 

라면은 너구리가 들어갔고 라면 안에도 다양한 해물들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이 날 저희의 입맛을 사로잡은 녀석은 뿔소라였습니다!

 

이 날부터는 제주도 어딜 가도 뿔소라를 꼭 챙겨 먹었어요 :)

 

 

해물라면은 성공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배불리 맛있게 먹고 난 후에는 근처에 있는 한림공원을 찾아갔습니다.

갔다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확진자가 왔다 간 후에 방문객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한산하게 여유롭게 잘 구경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어쩌면 가장 이국적인 모습을 가진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입구부터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높은 야자수를 보면 외국영화나 드라마들이 생각나듯이 높게 솟아있는 야자수들을 보니 외국 갬성이 물씬 풍겼습니다.

 

 

모형인줄 알았던 거북이도 꿈뻑꿈뻑 눈도 깜빡이고 목도 늘렸다가 줄였다가 하면서 움직이고, 동상처럼 가만히 있던 악어들도 살짝씩 움직입니다.

모형이라고만 생각했던 녀석들이 움직이니 얼마나 놀랬던지, 아직도 생생합니다.

20대 초반에 제주도에 오면 액티비티한 놀이만 찾아다녔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이제는 한가롭게 다니는게 좋아졌어요.

 

 

 

사진찍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셀카는 카메라로 잘안찍고 거의 핸드폰으로 찍거든요!

카메라는 풍경 위주로 찍다보니 한림공원은 그런 면에서 더없이 좋은 촬영지였습니다.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자라고 있는 바나나

이렇게보니 사먹는 바나나와 많이 다르게 생겼었네요!

 

 

처음엔 새장을 빠져나온줄만 알았던 공작이 여러마리가 길가에 돌아다닙니다.

좀 가까이가도 도망가지 않는걸보니 익숙한 듯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신기하다고 막 뛰어다니면 조금 위험할 거 같긴 하네요.

 

 

더 신기한 건 아기 고양이들이 두어마리 있던데 공작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은가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부조화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이래저래 잘지내나보네요.

 

 

사진찍으려고보니 공작이 포즈도 잡는 그런 느낌입니다.

한림공원에 사람들도 없다 보니 정말 여유롭게 동네 산책하듯이 돌아다녔어요.

 

 

호박인지 박인지 무엇인지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항아리 위에 올려두고,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돌탑들도 쉽게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돌하르방도 마스크착용!

한적하고 식당들도 다 문을 닫았지만 산책하는 입장으로서는 좋았습니다.

 

 

서서 졸고있는 타조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참새보다 조금 더 큰 새.

동물과 식물들에게 지상낙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새별오름이었습니다.

해질녘을 오름 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 시간에 맞춰서 찾아갔습니다.

도착해보니 푸른 하늘에 알록달록한 패러글라이딩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미 오름 정상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도 볼 수 있었죠.

 

한림공원뿐만 아니라 제주도 (제주시 제외) 전역이 여유롭고 한가로운 분위기였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갈대들은 아니지만 꽤 많은 갈대들이 흩날리기도 하고

그 속에서 사진 찍는 연인들과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상당히 즐거워 보였습니다.

 

 

다만 벗을 수 없는 마스크가 아쉬움이 컸습니다.

 

 

새별오름이 오름이라고 해서 살짝 무시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경사가 상당히 심하다 보니 금세 지치게 됩니다.

중간중간 사진 찍는 분들이 곳곳에 있는데 풍경이 이쁘다기보다 힘들어서 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여성분들 힐이나 짧은 치마를 입고 오신 분들이 종종 계신데 상당히 힘들어보였습니다.

오름을 가실 예정이시라면 운동화와 편한 복장을 추천드립니다.

 

 

오름에서 보는 해질녘이 참 멋지긴 했지만 카메라에 다 담진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구름이 많아서 해가 금방 가려졌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만 날이 조금씩 어두워질수록 제주도의 으뜸인 한라산이 더욱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8박 9일 일정에 한라산 둘레길을 한번 정도는 가보자는 계획이 있었지만 이 계획은 다음 에피소드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저희 부부 12월의 제주도 신혼여행 ep.1편

여기서 마무리하고 3일차부터 ep.2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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