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최진수 이야기
수스토리
오징어를 사랑하는 나는 오징어, 쭈꾸미는 어떻게 먹어도 다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들어 부쩍 낙지가 싫어졌다. 질기고 크기만 한 것 같아서 그렇다.
그러던 와중 오징어불고기를 기가 막히게 한다는 곳을 듣고 찾아가보았다. 암웨이의 모토가 구전광고인데 역시 직접 검색하고 찾아보는 것보다 주변 지인들의 추천이 훨씬 더 정확하다는걸 느끼는 요즘이다.
신대방동 돌판오징어불고기 미전
오징어는 그냥 사랑 그 자체다.
미전이 있는 이 신대방동은 많은 회사들이 몰려있어서 그런지 식당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다. 그래서 가게를 찾는것도 사실상 쉽지 않다.
국민은행이 있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오징어그림이 보일거라고 했다. 잠시 코난으로 빙의하여 오징어를 찾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쉽게 찾았다.
여태 지하상가를 제외하고 이렇게 개방된 음식점은 처음이다. 심지어 주방도 개방되어있다.
전체적으로 시설이 말끔하고 깔끔해보이진 않지만 맛집의 아우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꽤 이른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상가는 조용했고 미전 안에는 손님이 한테이블도 없었다.
추천이 없었다면......
아마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식당은 그리 크지 않다.
테이블이 약 4개정도 있다.
심지어 메뉴판도 없어서 주문할 때 당황했다.
이렇게 좌식테이블도 있다.
좌식까지 합치면 약 7개테이블이 있는 것 같다.
메뉴는 오징어불고기 한가지인 듯? (정확하진않다.)
뭐 이런저런게 붙어있지만 뭐가뭔지 모르겠어서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분께 주문을 했다.
“오징어불고기 2인분에 공기밥 2개 주세요”
돌아오는 답변은 웃으시면서
“네 밥은 원래 나와요~” 하면서 주문을 받아주셨다.
뭔가 미묘하게 기분좋은 웃음이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며 주변을 보며 기다리고 있을 때 오징어불고기가 나왔다.
돌판오징어불고기라는 이름답게 큼지막한 돌판에 나왔는데 뚝배기와는 다른 포스를 풍긴다. 따로 받침이 없고 버너에 윗부분을 어디선가 구해오셨는지 그게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고 그걸 받침으로 쓰셨다.
그리고 각 테이블마다 쌈채소가 미리 올라가있는걸로 보아하니 상당히 바쁜곳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상차림은 비교적 간단하다.
아니 솔직히 간단해도 된다.
계란말이와 깍두기, 오뎅과 쌈채소.
그리고 시원한 콩나물국과 메인인 오징어불고기.
정말 이 오징어불고기는 다른 반찬을 다 필요없게 만들어버린다. 심지어 계란말이조차 다 못먹었다.
오징어와 불고기가 적절하게 섞여있고 양념은 얼큰하게 매운 고추장 듬뿍 들어간 매운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합성조미료 매운맛을 심히 못먹는다. 예를든다면 불닭볶음면 같은 매운맛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
하지만 이 오징어불고기의 매운맛은 깊이부터가 다르다.
진하게 풍기는 매운향에 비해 맛은 매콤한듯 달콤하다. 그 양념이 오징어와 불고기 깊숙하게 베어 먹는 내내 즐겁다. 남은 양념에 밥까지 비볐을 때의 그 황홀함은 지금도 나를 설레게 만든다.
쌈채소에 밥과 오징어, 불고기, 콩나물을 살짝 얹어서 한 쌈 싸먹으면 그 날의 피로가 싹 가신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가격도 1인분의 7천원씩으로 아마 직장인들의 인기가 대단하지 싶다.
포장도 된다고 하는데 나중에 또 갈일이 있다면 밥먹고 포장은 무조건 해야겠다.
집에 좀 쟁여놓고 그때그때 먹고싶은 맛이다.
이런 오징어불고기를 탄생시킨 미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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